설 연휴를 맞이하여 시골 부모님을 뵙고 왔다.
설 전날 아침
형제들 모두 얼마 전 다시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신 시어머님과 시댁으로 갔다.
설날,
편찮으신 시어머님 두고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 친정 언니 오빠들 다 돌아가고 난 밤에서야
시어머님 보다 더 연로하신 친정부모님이 계신 창소리 친정으로.
출발 전 시어머님 손잡고 큰 손주인 평화 장가가는 것까지 보셔야 한다고
건강하시라고 말씀드리다 참던 눈물이 나오고야 말았고 어머님도 우시고,,,,,
친정집에 도착할 때까지 남편도 나도 아무말도 못하고 맘만 아파했다.
친정집,
2시간만 일찍 왔으면 언니, 오빠, 조카들을 볼 수 있었다는 말에 더욱 안타까왔지만
어찌 보고싶은 사람들을 보고 싶을 때 다 보고 살겠는가.
다녀 올 친정이 마땅히 없는 큰 올케언니와 울엄마와 새벽 3시까지 이야기하고
오늘 점심까지 친정에서 먹고 수원 집에 왔다.
양쪽 집에서 실어준 짐들 내려서 정리하고 울엄마께 전화드렸더니
잘 도착했냐고, 차가 밀리지는 않았냐고, 얼마나 피곤하냐고, 바빠도 찾아와 얼굴 보여줘서 고맙다고,
그저 자식 생각만 하시는 말씀을 하시고선
말씀 끝에 [이제 몇 번이나 너희들 얼굴을 더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]고 하시며 목소리가 떨리신다.
많이 편찬으실 때도 이런 말씀은 안하셨는데,,,,,,
잠시 목이 메어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.
맘을 억누르고 명랑한 목소리로 울엄마 별 말씀을 다 하신다고 엄마 얼굴 좀 보시라고
연세에 비해 아직도 얼마나 젊고 이쁘신데 그런 맘 약하신 말씀을 하시냐고 해 놓고는
불에 무엇을 올려놓아서 주방에 가봐야겠다고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하고선 전화를 끊었다.
욕실에 가서 흐르는 눈물을 어쩌지 못하고 한참을 있다가 나왔다.
사는게 바쁘고 정신없다고 시어머님도 친정부모님도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함이
한 없이 죄스러운 명절 끝이다.
살고 죽는 것이야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야하는 것이지만
사는 동안 좀 더 기쁘게, 좀 더 따뜻하게, 좀 더 사람답게
사랑을 안고 살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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