비타민/1. 시

구월의 노래

도아meein경미 2006. 9. 3. 16:02

구월의 노래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반 기 룡



여덟 계단 터벅거리며 걸어왔다.

누구에게 기대거나 의존치 않고
주야장천 앞을 보고 걷고 또 걸었다.

장애물이 발길을 주춤거리게 할지라도
개의치 않고 피멍울이 나는 아픔과 고통을
휘감고 한 땀 두 땀 정성으로 걸어왔다.

앞으로 가야 할 네 계단이
호흡을 더욱 거칠게 하고
온몸을 녹록하게 할지라도
뚜벅뚜벅 걷고 또 걸으리라.

벼룻길이 앞을 가로막으면
우회로를 이용하고
진창길이 바지가랑이 잡아당기면
털썩 주저앉아도 보고
오체투지로 기고 또 기어
남은 계단을 넘고 또 넘으리라.

가다가 지치면
코스모스 풀어헤친 신작로 바라보며
어기여차 힘을 모아 목적지까지
사뿐사뿐 가고 또 가리라.

어! 하마 다 왔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