비타민/1. 시

땅 따먹기

도아meein경미 2006. 9. 13. 09:18

땅 따먹기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백 영 호

 

어릴적 그 시절

친구들이랑 모이면 땅 따먹기를 했다.

 

오백원 짜리 동전만한

사금파리 둥글게 다듬어

손가락으로 튕겨 나간 뼘 만큼 재어

한 뼘 한 뼘 영토 넓혀가는 기쁨이란,,,

 

한 치라도 더 많이 차지하려

용을 용을 썼고

게임이 잘 풀리면 룰루랄라 소리치며

억울하다 싶은 상황에선

울며 불며 치고 받기도 했다.

 

해 저물어

어머니가 아무개야 부르시면

그리도 애써 따 먹었던

네땅 내땅 다 그자리에 놔 두고

쪼르르 어머니쪽으로 달려갔었다.

 

세월이 무심하게 흐른 지금

우리 인생이란게

하늘 어머니께서 부르시면

흙 묻은 손 씻지도 못한채

올리가야 하는 땅 따먹기 아닐텐가.